환경소식

청계천, 올 여름이 고비

2006. 6. 11. 05:51
청계천… 올 여름이 고비

성과주의 청계천 정책, 생태하천 역행할 것
추락사고·물고기 떼죽음…
청계천… 올 여름이 고비

소나기에 물고기 폐사… 올여름 잠 못 들라
성과주의 청계천 정책, 생태하천 역행할 것



대한민국 최고 히트상품으로까지 선정된 청계천이 최근 물고기 떼죽음 사고와 관련해 또다시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더군다나 청계천의 물고기 폐사는 소소하게나마 몇 차례에 걸쳐 발생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번 청계천 물고기 폐사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빗물과 함께 오염물질이 섞이면서 청계천 황학교 하류 물고기들이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빗물과 오염물질 모두에 대응하지 못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더군다나 지난 8일 강우량은 불과 6.5㎜에도 못 미치는 일시적인 소나기였던 만큼 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면 잠 못 드는 여름이 될 게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난 10월 청계천 물길이 열린 이래 국·내외 방문객만 해도 수천만 명에 이르며 이러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청계천 외관 치장에만 신경을 써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결과 ‘위장된 친환경 하천’이지 못한 청계천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환경실천연합회 관계자는 “하천 정비공사는 건설에 불과할 뿐이고 자연형 하천·생태 하천은 환경에 해당하므로 전과 후의 유형은 비슷하지만 실체는 분명 다르다”며 “자연과 환경의 조화를 모르고 조성한 자연형 하천·생태 하천은 언제까지나 건설공사에 불과할 따름이지 환경친화적인 공간이 되기에는 어려운 여건”이라고 전했다.

또한 “서울시민의 안식처와 꿈이었던 청계천 복원이 물길을 연 지 채 한 해를 못 넘기고 실망과 좌절의 결과를 가져온 현실에 서울시 관계자는 깊이 반성하고 사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청계천의 환경친화적인 개념은 물론 청계천에 대한 서울시민의 희망과 꿈도 올여름을 넘길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일을 비롯해 그간 청계천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미래에 대한 진단 없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에만 매달린 현실도피주의적인 행정이 낳은 결과’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생태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위장된 친환경 정책만으로는 진정한 생태 하천으로 거듭나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 출처 : (주)환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