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민들레
초라한 화단에 엎드려 핀
민들레라서 덜 아름답고
부잣집 담장을 장식한 장미라서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닙니다.
누구는 이래서 못났고
누구는 저래서 더 잘난 것이 아닙니다.
피는 꽃마다 아름답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마다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것입니다.
여태껏 우리는
얼마나 나누고 가르고
분별하며 살아왔을까요?
하늘도 바람도 태양도 꽃송이도
저렇게 하나의 생명으로 빛나고 있는데
그 옆에서 우리 인간은
금긋기나 짝짓기 놀이를 하며
자신의 역사를
얼마나 부끄럽게 만들어 왔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