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게 합니다
기쁘게 합니다 새벽의 정적을 깨지 않으려고 조용히 나누는 우우 배달 아주머니와 신문 배달 소년의 아침인사는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전화선을 타고 멀리에서 들려오는 아이의 건강한 울음소리와 어머니의 바쁜 발걸음소리는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작은 트럭을 몰고 고향을 찾아가는 젊은 가족의 밝은 모습과 뒤켠에 실려 있는 소박한 선물꾸러미는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불쑥 불쑥 튀어나올 것 같지만 애써 자기 목소리를 낮추고 한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어느 교정의 합창 소리는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작고 앳된 신혼 살림 그대로 내보이고 구수한 김치찌개를 당당하게 내어놓는 신혼 부부의 정겨운 짐들이는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어느 날 불현듯 날아온 우편엽서에 적혀 있는 '보고 싶다. 열심히 살자'라는 친구를 닮은 파란색 글씨는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크고 무거운 트럭을 몰고 밤새워 고속도로를 달리는 산업 역군 트럭기사들의 부릅뜬 눈과 든든한 어깨는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비록 연로하셨지만 인생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히 풀어내는 노인의 편안한 목소리는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출처 : 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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