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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전하는 말

2006. 6. 22. 05:22

 

 

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수녀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싦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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