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콩깍지가 씌어요
내 남편은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로망,
그런 저에게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제 로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작은 키에 삐쩍 마르고 여드름투성이에
'어떤 여자가 저런 남자와 결혼할까'라고 생각할 만큼
누가 봐도 못난 그런 남자였습니다.
사람들이 대놓고 못난이라고 부를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남자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데이트 신청을 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거절하고 나니까 너무 신경 쓰였습니다.
그래서 못 이기는 척하고 한 번 더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두 번 만나보니 이 남자,
외모와는 정반대로 마음이 잘생긴 남자였습니다.
'반듯하고' '따뜻하고' '배려 깊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성실한데, 착한 건 기본이고, 믿음직스럽기까지...
외모에 자신 없는 분들이 종종 하는
어릴 땐 잘생겼었다는 그 이야기,
본인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말도 합니다.
남들보다 수십 배 열심히 살다 보니
고생을 심하게 해서 얼굴이 상한 거라고요.
지금, 못생긴 그 남자가 제 남편이 되었습니다.
남들은 남편에게서 못생긴 얼굴을 보지만,
전 잘생긴 마음을 봅니다.
그렇게 보니 얼굴도 못생기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툭 튀어나온 광대가 매력적으로 보이고,
여드름은 순수해 보이고, 다리 짧은 건
귀여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콩깍지가 씌어 그렇다고요?
그럼 그 콩깍지 평생 쓰고 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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